원(고)조선을 어떤 사관으로 연구?-시간(건국) / 고조선연구 시리즈1 (전문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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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참한역사미디어 댓글 0건 조회 527회 작성일 23-08-08 23:07
유튜브출처 : https://youtu.be/WnPQ8a2tCv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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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명철교수의 역사대학] 원(고)조선을 어떤 사관으로 연구?-시간(건국) / 고조선연구 시리즈1 (전문가용) / koreanhistoryyoun


‘조선(朝鮮,이른바 고조선)’은 한국역사의 출발점이자 한민족이 세운 최초의 시원국가이다. 또한 우리 문화의 原形이 생성된 민족문화의 ‘原核(원핵)’이다. 이러한 관점은 단재 신채호가 주장해온 내용이다. 필자는 原朝鮮 이라는 용어를 부여하면서 조선 계승성과 정통성을 주장해왔다. 原朝鮮은 기존의 古朝鮮이란 용어가 가진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필자가 설정한 개념이다. 동아시아 공동의 核은 아니지만, 중화 및 북방과는 다른 동방문명의 최초 정치체를 형성한 한민족국가의 始原이다. 동아시아 세계에서 殷 周 匈奴 東胡 漢 등 정치체가 등장하던 시기에 동방문명의 범주 속에서 지리적으로나, 역사적으로, 정치적으로 原核을 이룬 실체가 原朝鮮이다.

 일부에서는 위만이 세웠던 ‘조선’ 이전의 ‘조선’에 대해서는 사료가 구체적이지 못하므로 실체를 평가절하하거나 존재 자체를 의심하고 있다. 존속을 시작한 시대는커녕 얼마 동안 존재했는지 분명하게 모른다. 또한 어느 지역에서 첫출발을 했고, 어떤 복잡하고 힘든 과정을 겪어가면서 영토와 영역이 확장되거나 축소되었는지, 그리고 멸망했는지 분명하게 모른다. 심지어는 구성원인 주민들의 종족적인 성분과 그들이 사용한 언어들, 또 믿었던 신앙의 성격이 무엇이었는지 모른다. 그 밖에도 모르는 게 많다. 심지어는 ‘조선(朝鮮)’이라는 국명을 사용한 정치적인 실체들의 차이점도 역시 분명하게 알 수가 없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들이 있다. 우선 관련된 연구 자료가 부족한 면이 있다. 그렇다고 연구나 규명이 불가능하고 어려운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식민사학’이라고 불리워진 역사학의 흐름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오랫동안 우리 역사 속에서 활동한 지식인들의 병폐지만, 역사적인 계승성을 자각하거나 거시적이고 범공간적인 인식으로 역사를 대하는 자세가 부족하다. ‘사관’이 미약하거나, 역사인식이 부재한다는 것도 한국의 역사학계가 가진 한계이면서 문제인 것은 분명하다. 

역사를 연구하는 방법론이 편협하고, 다양한 자료들을 다루는 능력이 미숙하다. 문헌을 고증하는 일에 집착하는 풍토 때문이다. 근대 역사학은 앞에 언급한 두 부류의 역사학과는 달리 역사분석의 도구를 지극히 제한하였다. ‘문자(文字)’를 압도적인 우위로 하는 연구방법론을 채택하였으며, 그것도 특정분야의 문헌을 위주로 하였다. 하지만 그 문헌들은 승자나 지배계급 중심의 관찬사료였으며, 우리역사에서 경쟁과 갈등을 반복했던 중국사료 및 일본사료들이었다. 그 밖에 분단이 된 이후에 남한의 역사학계는 고조선의 활동공간이었던 북한 지역과 만주 지역을 답사할 수 없었다. 때문에 그 지역은 물론 그 지역과 연관된 역사와 자연스럽게 인식이 멀어졌고, 역사 연구 또한 구체성을 갖기에 어려운 점들이 있었다. 


고조선의 실체를 파악하고 이해하려면 몇 가지 방법론이 필요하다.

첫째, 학제 간의 연구라는 방식을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구체적으로 시도하는 ‘연구방법론’이 필요하다. 역사학은 연구의 대상이며, 주체이고, 목적인 ‘인간 자체(主體)’는 물론이고, ‘시간(時間)’ ‘공간(空間)’ ‘상황(狀況)’을 비롯한 모든 부분을 철학적이고, 구체적이고, 과학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심지어는 무관한 것으로 여겨졌던 자연과학 등과 밀접한 연계성을 지녀야 한다. 특히 자연환경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지식을 습득하는 일이 필수적이다. 우리처럼 장구한 역사의 경험을 지니고, 다양한 자연환경 속에서 성장한 역사공동체인 경우에는 거시적이고 범공간적인 관점에서 역사를 해석할 필요성이 크다. 즉 문명의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학제 간의 연구는 물론이고, 이를 뛰어넘는 통일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역사가 벌어졌던 현장을 답사하고 조사하면서, 서로 다른 내용들과 사료의 비교는 물론이고, 자연환경과 역사활동의 상관성을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한국의 근대 역사학이 가진 또 하나의 치명적인 한계는 ‘현장주의(現場主義)’의 가치와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역사학은 행동학이다.’ 모든 행위와 사고의 토대가 되는 ‘사실’을 파악하려면 정확하고 다양한 정보를 구해야한다. 하지만 1차 수집자 또는 기록자가 왜곡시킨 정보, 과거의 사실과 다른 지역에서 발생한 사실을 정확하게 규명해야할 때가 있다. 또 의도적으로 왜곡시킨 정보도 취급하고, 숨겨졌거나 잃어버린, 잊혀진 사실들을 찾는 작업도 해야 한다.

 

고조선 고구려 발해 등 우리 고대 역사상을 이해하는데 ‘현장성(現場性)’은 필수요건이다. 사료의 망실, 자료의 왜곡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영토 및 영역의 상실로 인한 ‘역사적 기억 및 인식의 상실’이다. 만주 일대는 백제 신라 가야의 영토가 있었던 한반도와 다른 점이 많다. 기본적으로 지형상 공간의 구획 단위가 다르고, 공간의 성격 또한 다르다. 무엇보다도 구성요소인 자연과 역사 및 문화의 크기와 내용이 다르며, 사람의 형태, 기질 또한 다른 점이 많다. 다양성으로 채워져 있다. 당연한 현상이지만 의식주를 비롯한 삶의 양식이 다르고, 통치방식이나 전쟁방식 등도 동일하지 않다.  


둘째, 가치지향적인 역사 연구가 필요하다. 역사발전에서 ‘정신’의 측면을 상대적으로 강조할 필요가 있다.

 필자는 ‘역사학은 인간학이다’  라는 명제를 주장해 왔다. 역사학의 궁극적인 목적은 완성된 삶을 지향하는 데 중요하고 의미 깊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주체인 인간을 이해하고, 실현하는 방법론을 제시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역사학은 ‘가치 지향성’을 지닐 수밖에 없다. 물론 강한 목적의식을 고수하고, 사실을 왜곡하는 것은 안된다. 그렇다면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서나, 역사학의 제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가치에 대한 고민과 발굴이 필요하다. 한국의 근대 역사학은 학문적으로 헤게모니를 장악한 일본 제국주의자와 그 질서에 순응하고, 자발적으로 참여한 역사학자들의 책략과 비자발적이고 무의식적이면서도 맹목적인 태도를 묵인해왔다. 그리고 ‘객관성과 가치중립적’이라는 미사여구로 위장한 ‘몰가치성(沒價値性)’을 역사학의 본령으로 삼았다. 현재도 이를 도구로 이용하여 ‘식민지’라는 특별한 상황에도 적용함으로써 자신들의 몰가치적이었던 학문 경향과 성과에 대하여 면죄부를 받는 동시에 민족주의 사학자들을 부정하고 있다. 

다만 ‘가치지향성’은 추상성과 선언성을 뛰어넘어 현실성을 지녀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이러한 전제를 경시하면 맹목적이고 교조적인 사고의 위험에 빠질 수가 있다. 그래서 과거 사실들을 단순하게 규명하고, 확인하는 일만으로는 부족하고, 이를 현재의 구체적인 상태와 연결을 짓고, 구체적으로 비교해야 한다. 역사학이 가치지향성과 때로는 정치적인 목적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실례들은 허다하다. 

셋째, 종교, 신앙, 설화 등을 중요시하여 역사연구에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미 19세기 말 20세기 초엽에 서양의 역사학계가 보여준 연구방식들은 학제 간의 연구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단적으로 입증한다. 현대에는 자연과학, 특히 다양한 세부 분야로 나뉘어진 ‘생물학’  ‘뇌과학’ 등이 역사활동에 작동한 정신의 측면을 더욱 더 강조하면서 정신과 육체를 통일적인 존재로 파악하는 새로운 이론들이 발표되고 있다. 

넷째, 시대상황을 인식하는 태도와 극복하고 실천하려는 ‘意志’가 필요하다. ‘역사는 생명이며, 역사학은 ‘생명학’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역사(행위, 활동개념)가 존재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온전한 생명을 구현하는 과정을 지속시키는 것으로 파악한다. 역사학자들은 일상적이건 절박하건 간에 집단의 생명을 수호하고 발전시키거나, 때에 따라서는 ‘회생(回生)’시키려는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 그렇다면 사건이나 주체, 상황 등을 관념적이거나 추상적으로 대해서는 인간 존재의 가치와 삶의 진정성(眞情性)을 인식하기 힘들다. 


이러한 인식과 방법론을 동원하여 소위 ‘고조선’의 실체와 직결된 영토범위, 주민의 성격, 수도의 위치, 정치제도와 구조, 경제 형태와 생산방식, 외교관계, 종교 신앙 및 예술 등 문화현상 등의 실상을 구체적으로 규명하고 파악해야 한다. 그러한 시도들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있었다. 지금도 다루어야 할 내용들은 많고, 명확하다. 하지만 앞에서 설명한 대로 ‘고대’ 또는 고대 이전 이라는 시대적인 한계, 조선이라고 칭해졌던 정치권의 자연환경, 문화적인 특성 등으로 말미암아 고조선 문명권을 구체적으로 알고 규명하는 작업에는 몇 가지 한계가 있다. 이러한 한계들을 인식하면서 고조선을 새로운 관점으로 접근하려고 한다. 



윤명철 , 고조선문명권과 해륙활동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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