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개토태왕은 중국의 대분열과 전쟁을 군사와 외교에 이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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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참한역사미디어 댓글 0건 조회 526회 작성일 23-06-09 00:53본문
[윤명철교수의 역사대학]
광개토태왕은 중국의 대분열과 전쟁을 군사와 외교에 이용했다.
대분열 상태의 중국과 해륙팽창의 계기를 맞이한 고구려
광개토태왕이 즉위(391)한 무렵은, 추모가 나라를 세운 이래로 최대의 위기를 겪은지 얼마 안된 시기였다. 나라 밖의 국제질서는 혼란스럽고, 나라 안은 민심이 흉흉하며, 불확실한 미래로 자신감을 잃은 상태였다.
그 시대에 고구려는 어떠했으며, 고구려를 둘러싸고 벌어진 국제질서의 상황은 어떠했을까?
4세기에 들어서 동아시아는 대혼란의 시대가 도래했다. 삼국 시대의 패자인 ‘조위’를 이어 ‘서진’이 중국의 북부지역을 통일하였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북방 초원지대와 서북 만주 일대에서 일어난 종족들은 뛰어난 활과 강력한 기마군단으로 남진했다.
북쪽에서 남쪽을 내려다보면, 중국의 역사는 북방민족들과 동방민족들이 번갈아가면서 남하하여 정복하고, 국가를 세우고 허무는 과정으로 이뤄져 있다. 4세기는 북방종족들에게는 불행과 공포의 ‘냉전(cold war)시대’가 아니라 희망과 의욕에 넘치는 ‘열전(hot war)시대’였다. 중국이라는 맛난 먹잇감을 서로 삼키려고 물어뜯는 전쟁을 거듭하는 이른바 ‘5호 16국 시대’가 되었다.
이렇게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나라들은 치열하게 생존방식을 찾았다. 선비족이 요서 지역에 세운 연나라와 강남 일대로 도피한 동진은 우호관계를 맺거나 연합할 가능성이 컸다. 화북지역의 후조(後趙)와 동진은 남북대결 구도였고, 고구려와 연나라는 국경을 마주한 채 일촉즉발의 적대관계였다. 따라서 고구려와 동진은 기본적으로는 우호구도이지만, 연나라 및 후조와의 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었다. 이처럼 동아시아의 국제관계는 예측이 불투명하고 아군과 적군의 구별이 불명확하며, 판세가 어떻게 돌아갈지 아무도 몰랐다. 이러한 국제 정세 속에서 각 국가들은 생존을 위한 고도의 외교행위들을 비밀리 전개해나갔다. 고구려는 고도의 세련된 외교행각을 벌이고, 동시에 과감하게 군사행동을 실천하였다. 난세와 위기를 호기로 삼으려는 적극적인 처세였다.(윤명철 “광개토태왕과 한고려의 꿈”)
4세기의 그러한 동아시아 국제정세는 21세기인 지금도 동일하다. 미국과 중국은 이미 충돌을 했고, 과거에 패권국이었던 일본은 미국의 동맹국이며, 중국과는 조어도(釣魚島 : Senkaku)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중이다. 한국과 일본은 기본적으로는 우호협력 또는 경쟁관계이지만, 과거 청산과 역사교과서 왜곡, 독도문제 등으로 갈등요인들이 때때로 폭발한다. 한국은 북한과 적대관계이면서도 동족관계이며, 북한의 혈맹인 중국과는 우호적이지만 미국과의 관계, 중국의 신중화제국주의 적인 정책으로 인하여 갈등도 만만치 않다.
중국은 한민족의 통일을 기본적으로 방해하는 세력이고, 앞으로도 갈등의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기본적으로 갈등 혹은 경쟁관계인데, 유일 초강대국 미국에 맞서 한시적인 우호관계를 형성하고 있지만 연해주 영유권과 두만강 하구를 놓고 이해는 엇갈린다. 여기에 일본과 러시아, 일본과 북한, 북한과 러시아 관계가 있고, 무엇보다도 북한과 미국의 관계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고 미묘하다. 그리고 동중국해 갈등과 중국과 대만의 뿌리깊은 갈등 또한 동아시아 질서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거기에 이들 지역에 이해관계가 얽힌 동남아 및 인도, 유럽까지 개입되면, 얼키고 설킨 실타래는 점입가경이다(윤명철, “동아시아 해양영토분쟁과 역사갈등의 연구”)
동아시아 세계의 4세기 후반은 이와 유사한 상황에 놓여있지만, 지금과 다른 것은 중국이 남북 지역, 다른 종족들, 다른 문화 등이 충돌하는 ‘대분열시대’라는 점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분열된 중국지역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최적의 지정학적 환경을 가진 나라가 고구려이다. 그리고 이러한 天時(시간)와 地利(공간)를 최적의 방식으로 활용하는데 성공한 임금이 광개토태왕이다.
윤명철 : 2003 '고구려 해양사 연구'
2005 '광개토태왕과 한고려의 꿈'
2006 '장수왕 장보고 그들에게 길을 묻다'
2013 '고구려, 역사에서 미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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