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봉길 의사의 순국일을 기리며 독립군들의 다양한 태극기들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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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참한역사미디어 댓글 0건 조회 399회 작성일 23-05-31 23:58
유튜브출처 : https://youtu.be/fKg_pnVDQT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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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명철교수의 역사대학]

윤봉길 의사의 순국일을 기리며 독립군들의 다양한 태극기들을 본다. 


1932년 12월 19일 매서운 눈발이 휘날리는 일본 가나자와 육군형무소 뒷 뜰에서 한 방의 총성이 울렸다. 무릎 꿇리고 두 손이 뒤로 묶인 채 흰 천으로 두 눈을 가린 청년의 이마에서 새빨간 핏물이 솟구쳐 동그란 점으로 남았다. 그렇게 해서 윤봉길은 독립을 못 본 채 식민지 백성으로서의 24년의 억울한 삶을 마감했다.


 윤봉길은 10살 때 삼일 운동을 겪은 후에 일본인이 세운 보통학교를 자퇴하고, 고향에서 한학 등을 공부했다. 이미 스물이 채 못 된 나이부터 농민운동에 투신하면서 독립전선에 뛰어들었다. 문학청년인 그는 ‘농민독본’을 썼고, 마을에 야학회를 세워서 학생들을 가르쳤고, 농민들이 잘살아야 독립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농촌부흥운동을 조직적으로 전개했다. 월진회를 조직해서 회장이 됐고, 수암체육회를 설치해서 농민들과 청소년들의 정신과 체력을 증진시켰다. 그러다가 마침내 1930년 3월 6일에는 망명을 결심했다. 고향과 가족을 떠나면서 그는 글을 남겼다. “장부가 집을 나가 살아서 돌아오지는 않겠다.” 그의 결의와 강직한 성격이 담긴 필체는 지금도 서울 양재동의 매헌 윤봉길 기념관에서 우리의 눈길을 기다린다. 중간에 체포돼서 감옥에 갇혔지만, 탈출에 성공해 만주에서 독립운동을 준비했고, 산동을 거쳐 상해에 정착했다. 공장에서 일하는 한편 영어학교에 다니면서 준비를 했고, 노동조합을 결성해 활동을 계속했다. 수시로 일본군의 동태를 살피다가 기회를 포착한 그는 임시정부로 찾아가 백범 주석에게 의지를 밝힌 후에 ‘한인애국단’에 가입했다.  


몇 일 뒤 1932년 4월 29일. 

기골이 장대한 한 청년이 인파를 헤치며 뚜벅뚜벅 상하이의 홍구 공원을 향해 걸어갔다. 그의 물통 모양의 폭탄, 도시락 모양의 폭탄이 있었다. 군국 일본은 살아있는 신인 천황의 생일과 상해 전투의 승리를 기념하면서 맥 없이 굴복하는 중국을 비웃고, 세계를 향해 동아시아 지배의 의지를 선언하는 날이었다. 

잠시 뒤 세상을 찢는 듯한 커다란 폭음이 터지고, 한민족의 역사, 동아시아의 역사에 커다란 울림이 일었다. 한민족은 한 동안 위축됐던 독립전쟁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날이었고, 죽어가던 자유의지에 불을 붙여 봉화를 올린 날이었다.   

일본인은 그를 단순한 테러리스트로 안다. 중국인들은 장개석 이하 일부 국민만 알 뿐이다. 한국사람들은 그의 의거는 알지만, 실제로 독립의지로 가득 찬 생애, 처절한 고뇌, 그리고 그의 마지막 발길과 심정을 잘 모른다.

칼바람이 불고, 흰 눈이 펄펄 날리는 이 맘 때면 24살의 청년 윤봉길이 떠오르고, 적국에서 형장으로 걸어가는 그의 발길소리와 마음을 떠올린다. 우리는 그와 그 시절의 우리를 너무나 망각하고 사는 것은 아닐까?


매헌 윤봉길,  감긴 눈    

                    윤명철 


차라리 감으렵니다. 

그런 하늘이라면. 

군데 군데 파이고, 얼룩 진 채

살도, 빛도 잃은 해만 걸린.

가래 섞인 침 자욱들 군데 군데 뭉쳐 

늘 상 양털구름처럼 유영하는.

핏물 밴 노을 동지바람에 파들파들 떨다 

비상 못한 채 한 밤으로 추락하는.  

애저녁에 띄운 채 한밤 너머, 새벽 녘 까지

텅 빈 개밥바라기 

까치밥처럼 겨울 내 매달리는. 

그런 하늘이라면

차라리 안 보렵니다.

언젠간

아득히 먼 땅에서 꽃 순처럼 되살아난 흰 바람 

지평선 붙들고 세차게 날려 와    

굳은 딱지들 훑어내는 

그 날 맞으면.

감긴 눈꺼풀 열고  

풀린 땅 흙 알 틈에 빠진 

맑은 살결들 보겠나이다.

파랑 봄 향 내음까지 마시면서.

차라리.  

 

12월 19일  윤봉길 의사  순국하신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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